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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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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평사
댓글 0건 조회 9,681회 작성일 17-10-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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永 訣 辭
여연당 성호스님! 스산한 바람이라도 일어날법한 초입의 가을아침인데 오늘은 유난히 맑고 훈훈하고 넉넉합니다.
도반들과 스님을 따르는 단월들을 깜짝 놀래켜 어리둥절케 한 스님의 갑작스런 입적, 그리고 잠시 뒤 다시는 볼 수 없는 세계로 보내야 할 지금 이 영결의 자리가 어찌 이토록 명징하고 훈훈한 것입니까?
또한 대중들의 가눌 수 없는 슬픔속에 고요한 환희를 일으키는 스님의 힘은 과연 무엇입니까?
스님은 참으로 스님이셨고, 참으로 사람이셨고, 참으로 고결한 한 송이 백련 꽃이셨습니다. 백련의 향기는 은은하지만 멀리까지 뻗쳐 모든 냄새를 감싸서 정화시킵니다.
스님의 평상스런 삶은 그대로 보살성취의 자비원력행이셨기에 백련향기처럼 어떠한 사람도 스님을 스치기만 해도 모두 스님의 가슴에 녹아들어 행복해 했습니다.
스님은 또한 비를 피할 만큼 넓은 연잎이셨습니다.
아파하는 이웃을 찾아 그 아픔이 사그라들때까지 감싸주던 스님의 가슴은 정녕 푸근하며 깨끗하고 넉넉하며 향기로운 백련입새이셨습니다.
여연당 성호스님! 스님은 진정 부처님의 효성스런 제자이셨습니다.
공주불교 발전을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후원하시는데 앞장서셨고, 도제양성을 위해서는 국적과 인종, 성별도 초월하여 서양인 제자를두는가 하면 비구스님의 공부 뒷바라지를 자임하여 불교인재를 길러내는 대 종장으로 우뚝 세워 놓기도 하셨습니다.
성호스님! 산승과 스님의 금생인연은 20여 년 전 공주시불교사암연합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 속에서 부처님 은혜에 보답코자 뜻을 함께해온 산승이 보고 아는 스님의 원력행을 잠시 회상하면서 스님을 떠나보내기 애닯퍼하는 사부대중과 나누어 보았으나 만분지일도 그려내지 못하니 안타깝고 스님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스님은 이 시대 불법문중의 희망이며 기둥으로서 스님의 광범위한 자비원력행은 게으름 피우는 도반과 불자들에게 내려주는 신선한 채찍이며 이정표였습니다.
우리들은, 아니 이 환성은 어리석어 스님이 늘 그런 모습으로 그렇게 함께해 주리라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렇게 가시다니 너무 인정머리 없어 짙은 배신감마저 듭니다.
하지만 보내드리는 마당에 저희들은 이렇게 이해하려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지 일주일 만에 와서 슬퍼하는 가섭존자와 제자들에게 관을 뚫고 두발을 내보이시므로 서 무상의 도리와 참생명 여래는 영원히 멸하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내리신 부처님의 크신 자비를 몸소 보여주신 것이라고 말입니다.
스님영전에 모인 우리들은 ‘사람이 어찌 살아있다 할 수 있겠나? 엉뚱한 일에 마음 쓸 시간이 어디 있겠나? 욕심 부리고 남을 미워하는 것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고? 성호스님처럼 살다 가야해!’ 이런 말들을 하면서 잠시 모두들 한 소식을 한 도인들이 되었었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벌써 아니지만, 그때 그것만으로도 스님이 우리에게 내려준 자비는 부처님의 자비보다 결코 작지 않습니다.
보내드리기 너무 아쉬워 산승의 말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이제 그만 보내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님! 여연당성호스님! 인정머리 없이 정말, 정말 떠나시렵니까?
스님이 가실 극락세계는 참으로 좋다하더이다. 하지만 혼자서 거기 가면, 거기에 혼자 머물면, 스님을 그리워하는 도반과 따르던 단월들은 어쩌렵니까? 마냥 편하시겠습니까?
아닐 것이요, 자비스런 스님은 결코 편하지 못하실 거요.
부디 잠시만 머물다가 다시 이리 오시어 못 다한 원력을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실현해 내십시다.
하루빨리 꼭 오십시오.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편안하게 다녀오십시오.
스님을 떠나보내기 못내 아쉬워하는 사부대중의 마음을 담아 영결사가 아닌 잠시 떨어질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는 도반들의 아쉬움을 환성이 대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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